Tentacle of Desire - 전희경
개인전
2006 . 8. 31 - 9.
6 (11 : 00 - 7 : 00)
오프닝 2006 . 8. 31 pm 6 :00
정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110-36 문화 공간 정원 1F
감정체 series 그것! 복제중 _ 8x10 (inch) _ mixed media
_ 2006
“야... 이거 흉측하게 무슨 돌연변이 같이 생긴 이놈은 도대체 뭐야? 동물이야, 사람이야,
괴물이야, 도대체 뭐야?” 작업을 쭉 지켜보던 그가 내게 물었다. 생각해 보니 작업을 보고 가장 궁금하게 여겼을 법 한데 너무 단순하고 원초적인
질문이라 조금은 뜸들이며 조심스레 묻는 것 같았다. “이거? 음...
동물이라고 해야 하나... 촉수가 여러 개 달려있고, 또 그 촉수가 계속해서 더 생겨나고 자라고 있는....” 작업에 나타난 이 알
수 없는 정체의 녀석에 대해 일단 이렇게 운은 띄웠지만, 그것을 어떻게 더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작업을 해 오면서 늘 나와 뒹굴고 고민하며
몸과 마음을 섞은 애증의 결과물이지만 그 과정은 나 자신만이 알 뿐... 가장 잘 알고 가깝다 믿었던 것이 때론 가장 낯선 것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감정체 series 나의 그것! _ 8x10 (inch) _ mixed media
_ 2006
“그렇구나. 근데 얘네 들은 다른 건 없고, 왜 이렇게 징그러운 촉수만 이렇게 돋아있는 거냐?”
“더 많은 촉수가 필요한 존재... 그러고도 더 많은 촉수를 필요로 하는 존재니까” “음...그렇다면
끊임없는 자극이 필요한, 그리고 또 더욱(그 자극을) 원하는 존재를 말하는 거니?” “응... 맞아. 실은 처음에 외부의 자극을 견디려고 돋기
시작했던 것 같아. 사랑, 현실, 뭐 그런 관계들. 그 속에서의 자극들은 자꾸 나를 건드리고 들춰내고 도려내잖아. 근데 이게 어느 순간 돋아나
있더라고. 외부의 자극이 없이도 말이야! 놀랐지. 자극이 먼저인지 촉수가 먼저인지... 내 의지가 원해서인지 그저 반응에 대한 자극으로 생겨난
건지. 무엇을 먼저라고 따질 필요는 없지만... 이것들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는 나도 분명하게 알 수는 없는 것
같아”
변질된 그것!
series _ mixed media _
2006
“강력한 자극을 원하게 되었지만, 그 욕망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튼 저 흉측한(?)
녀석들의 몸에 난 촉수들이 처음부터 네 욕망들을 채우려고 돋아 난건 아니지만, 결국 너의 더 큰 욕망들을 채우게 되는 자극체가 된 거군.
그렇다면... 눈이 세 개, 네 개, 다섯 개 혹은 그 이상이라는 건 더욱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싶어 하는 욕망이 만들어 낸 촉수?”
“응 그런 거지... 처음에는 그저 외부에서 주어진 자극에서 생겨난 거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바로 내가 원했던 것들인 것만 같고... 이제는
그 욕망들이 내 것 같아. 그래서 그 욕망을 채워주는 촉수들이 없이는 불안해서 못 살아가겠어.”
“뭘 그렇게 채우고 싶은 건데?”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채우고도 계속되는 갈증은 나도 제어 할 수가 없어.” “참...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네 눈이, 네 가슴이 시커멓게 뻥 뚫린 것처럼 보여. 이 난파된 배들
같으니...” “-_-;;”
변질된 그것! series _ mixed media _
2006
“욕망들을 닮아서 그런가? 이놈들은
대부분 흉측한 모양들을 하고 있네(웃음)?”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어. 나처럼……아니 바로 나였으니까……사람 모양이었겠지? 머리
팔다리 눈 코 입 등이 다 있었거든. 근데 한쪽의 감정으로 치우치다보니까. 다른 것들이 불필요 해진거야. 한쪽의 감정으로 치우친다는 것은 내가
궁금하고 집중하는 모든 생각들과 감정들을 말하는 건데, 그것들을 이야기할 때 굳이 다른 것들이 필요하진 않잖아. 그래서 도태되기 시작했어. 퇴화
된 거지... 그러면서 더 자극적인 것에 반응하려고 촉수들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나는 그것들을 더 원했어.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을 채우기
위해서... 더 자극적인 자극에 반응하기 위해서 촉수는 계속 자라났고, 나는 그것으로부터 살아가고 있어. 그러다 내가 곧 촉수가 되는 것 같아.
이렇게 이미지화된 것들은 더 구체화되기도 하고 오로지 자극과 감정에 치우쳐서 반응해. 그것이 곧 욕망이겠지. 나는 촉수들을 견디지 못해서
잘라내기도 하지만, 플라나리아처럼 이것들은 또 다른 나의 육체들로 자라나. 지금 숨쉬고 있는 이 현실과 사회, 끊임없이 욕망을 자극하고 또
원하게 되는 그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서 나는 살고 있지.”
변질된 그것! series _
mixed media _ 2006
“욕망 덩어리, 흉측한 저 녀석들,
너처럼, 네 욕망처럼 솔직한 모습들을 하고 있는 거네?” “나의 작업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모든 이미지들이 다 나를 표현해. 다
나의 잘려나간 촉수들의 또 다른 성장모습이지. 사회는 나에게 나의 촉수들을 원해, 나는 존재하기위해서는 그 사회의 욕구를 다 채워야만해.
사람들도 다 그러지 않아?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 요구하기 때문에 하는 거지. 근데 그게 내가 하고 싶다고 착각하는 거야. 실은 사회의
요구인데... 근데 그런 착각이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인 것 같아. 내가 이걸 하고 싶었다... 싶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굳이 정리하자면 라캉의 그 유명한 명제 ‘나의 욕망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네. 타인들의 욕망이 결국 내 욕망이 되어버리고... 그 욕망이 내 것인지 남의 것인지도 모르면서 어쨌건 채우려고 발버둥치고 또
그 속에서 상처받고 아파하고... 크고 작은 욕망들이 채워지면서 느끼는 작은 죽음을 겪을 때 마다 혹은 채우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얻게 된 상흔들을 넘어설 때 마다 너의 촉수는 하나씩 더 생기고 자라겠구나. 결국 그것이 네겐 진보를 의미하기도 하고 또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는... 참 어찌 보면 징그러운 놈인 만큼 더욱 강력한 삶에 대한 욕구와 의지를 가진 거네.” “그런 건가?
ㅎㅎ”
초록색 파스텔가루에 물들은 감정체 _ 120x150 (cm) _ mixed
media _ 2006
“아무튼 좀 징그럽고 섬뜩한데...생각하고 보니 좀 귀엽고 안타까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야. 불쌍한 녀석들 같으니~(웃음) 그런데 작품의 어떤 이미지들은 에로틱하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 저런 촉수 들이 주는 느낌들이 말야!
이를테면 우리 몸에서도 내부를 연결하는 외부 - 눈이나 입술, 그리고 성기 같은 촉수들이 있잖아” “응... 처음부터 표면적으로
드러내려고 하는 건 아니었어. 그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욕망이라는 것 자체가 에로틱한 느낌을 주게 되는 것 같아. 그 감추지 않은
솔직함이 말야... 아무튼 예민한 하나의 촉수에만 의지해서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건 꼭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작은 세상 같아.
그런 이미지들이 반복되고 그 자극들은 무뎌지고, 다시 삶의 충동처럼 삶의 자극을 원하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이 삶을 살게 하는, 혹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해” _ ‘K' 씨와의 대화에서
홍대앞, 180일의 감정체들 _ 120x180 (cm) _ mixed media
_ 2006
정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110-36 문화 공간 정원 1F 02) 733-
1911
오시는 길
서울 역사박물관 앞 하차 -역사박물관과 구세군 회관 사잇길로 약 300m 걸어오시면 교수 교회
지나고 성곡미술관 가기 전 왼쪽으로 꺾어서 10m 정도 지나면 정갤러리가 있습니다.
버스
파란색; 160 161 260 270 271 273 370 470 471 600 602
702 703 704 720 721
초록색; 7019 7023 빨강색; 9602 9701 9709 9710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8번출구 서울역사박물관쪽으로
3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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