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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예술 두눈 2008. 6. 9. 16:08

  Shallow river - 박정흠 전   

2008. 5.14 - 5. 19 
                
갤러리 PICI

             


Shallow River : 흔적들, 틈들, 우리 사회의 간극(間隙)에 대한 사유
  



만남 - 철 아크릴, 투명코팅, 130×86cm 2008


작가 박정흠의 현재의 테제는 '흔적'을 통한 '간극(間隙)에 대한 사유하기'라 할 것이다. 그는 대지를 관통하며 흐르는 수많은 강들을 대지의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이 '흔적'은 우리의 삶의 터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콘크리트, 대리석, 유리 구조물 등 치밀한 법칙에 의해 구축된 이 육중한 덩어리들의 '균열'들 역시 포함하고 있다. 그의 '흔적'들에는 사적인 아픔과 사회 비판적 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기쁨의 환호성과 아픔의 눈물을 간직하고 흐르는 저 강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통한 사유이며, 두 번째는 우리사회의 모순적 태도와 행위들에 대한 비판의식들로 개발지상주의에 함몰되어 경제발전과 환경파괴 사이를 비례관계로 파악하는 이 사회의 이해관계에 대한 비판의식이다. 
  작가의 이전 작업은 사물과 그 틈을 모두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입체물로서 공간을 점유하며 물질공간과 비물질공간과의 상호 긴밀한 교섭관계를 보이려는,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파괴시킴으로써 틈을 형성시킨 후 파편화된 물질들 틈새의 각기 다른 조형적 특성을 가시화시키면서 그 파편화된 물질의 형태와 틈이 형성된 상황을 모두 재현해 보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현재 작가의 작품은 선조형적 작품과 비인위적인 자연적 균열 상태에 안료를 채워 넣음으로써 공간을 구성하는 작품을 병행하고 있다. 그의 방식은 물질공간의 최소점유를 통해 비물질 공간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끌어내어 조각의 적극적 요소로 기능하게 하며, 비물질공간의 재현적 조각 또는 추상 조각의 범주를 벗어나 있는, 환경과 작품이 하나로 융합하는 장소-특정적, 장소-특수성(site-specific)의 조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의 조각은 환경의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형성되는 환경조각처럼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곳의 상황에 따라 그의 행위는 차이를 보이며,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여 우리의 공간인식을 새롭게 한다.



역사는 흐른다 - 철, 금박, 에나멜페인트, 125×113cm 2008




지도에 없는 강 - 사진, 디지털 인화 2008




지도에 없는 강 - 사진, 디지털 인화 2008


작가는 지도에서 캡처한 강줄기들을 철판 위에 새긴 후 플라즈마로 드로잉하듯 오려내어 강의 이미지를 얻어내거나 또는 대지를 뒤덮은 굳센 아스팔트 표면, 시멘트 표면의 균열들에 안료를 흘려 넣음으로써 새로운 강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오려낸 형태 위에 채색을 한 후 상징물을 중심으로 강 이미지를 재배치한다. 작가는 가는 강줄기를 사회의 상부구조, 굵은 줄기를 하부구조에 비유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가 차용하는 십자가와 숭례문의 상징은 하부구조에서 상부구조로 또는 그 역으로의 이념의 확산과정에 대한 표현으로, 국가통치이념의 수직적 전파의 시간보다 신앙의 수평적 확산의 속도는 통치의 억압에서 벗어나고픈 민초들의 열망만큼 더욱 빠르게 퍼져나갔음에 대한 상징이다. 그리고 작품 <화합>은 남북한의 하류가 먼저 만나 상류로 흐르며 하나의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는 형상이다. 이 형상이 뜻하는 바는 세계정세의 변화에 따라 남북한의 긴장관계는 극단적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하류의 염원은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철강(鐵江) - RED - 슬라이드 센서 설치 2008




Cross - New Heart - 철, 금박, 에나멜페인트, 132×115cm 2008 




New Heart  - 철, 차량도색, 70×70×70cm 2008




River story - 철, 금박, 에나멜페인트, 82×88×196cm 2008




riverside - 철, 에나멜페인트, 91×60cm 2008




shallow river - 사진, 디지털 인화 2007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되돌아보는 것들이 있다. 지금 우리의 터전은 시멘트블록과 아스팔트 덩어리들로 뒤덮여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다. 쾌감을 만끽하기위한 공간은 점점 늘어나 생활공간자체가 놀이공간으로 대체되는 이 환경에 잠깐이라도 안식과 평온을 찾으려는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들은 갈 곳을 잃어버리고 개발이 제한된 깊은 산과 강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때서야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굽어보는 산과 유유히 흘러가는 저 도도한 강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거대하고 도도하게 흐르는 저 산하는 그저 묵묵히 대지의 모든 것들이 움트고 생장하며 이내 사라져가는, 존재의 순환과 유한성의 법칙을 바라보며 우리 곁에 늘 있어왔으리라. 우리의 삶의 방식을 가르치면서. 그가 작품을 통해서 전하는 메시지를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필요이상의 개발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게 됨을 강의 역사, 자연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왔음을 상기해야한다는 것. 둘째로 이제 상부구조로부터 이뤄진 모든 계획들에 의해 하부구조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식은 쓸모없는 과거의 유산이다. 개선된 미래를 위해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는 하나의 긴밀하게 짜여진 수평적구조로 변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화가 깨지는 그 때, 우리는 또 다시 역사의 강(江)이 일으켜짐을 지켜보게 될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_ 황찬연(CUBEspace 큐레이터)                                                                                     




1단계 - 철판에 스케치



2단계 - 플라즈마로 절단 후

 

갤러리 PICI _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22-22 (약도/무료 관람)
www.galeriepici.com              02- 547-9569 

 

아트
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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