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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뭉치를 직접 든 봉준호 감독님 그리고 조화

실천예술 두눈 2020. 2. 17. 00:47



 
이슈가 된 인물을 수많은 방송사에서 현장 취재하게 되면 마이크를 모아 한 두 분이 무릎을 굽혀 높이 들고 있는 장면을 종종 보았다. 마이크 뭉치를 든 사람은 마치 무릎 꿇고 벌서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소리 내는 사람이 마이크 뭉치를 들어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바랬던 배려심을 오스카상까지 받고 귀국한 봉준호 감독님이 보여주었다. 여자와 남자 두 분이 수많은 마이크를 들고 감독님 옆으로 와 무릎을 꿇었는데 먼저 다가온 여성분의 마이크를 잡으려 했지만, 여성분이 넘겨주지 않았고 그사이 더 높게 들었던 남자분의 마이크를 잡으며 "이건 내가 들게요."라고 하였다.
귀국 인사말을 하는 도중 여성분이 높이 들었던 마이크는 남자 쪽으로 살며시 이동했고 여성분은 멀찌감치 옆으로 빠졌다.
봉준호 감독님의 인사말이 끝나니 재빨리 여성분이 허리 숙여 다가와 남자가 들어 주었던 마이크 뭉치를 잡았고 감독님이 들었던 마이크는 다시 남자분이 건네받았다. 감독님은 남자분의 어깨를 두드리며 "팔 아프겠어요."라는 말도 건네었다.  
 
이 장면을 보니 촬영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분들도 편히 일할 수 있게 배려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인문결 TV] 봉준호, 서구 보편을 무너뜨리다" 편에서 임상훈 소장님과 같이 봉준호 감독님도 과거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고 했던 말도 떠올랐다. https://youtu.be/6rlYQkvbSp8 
 
노컷브이에서 앞뒤가 잘리지 않은 봉준호 감독님의 귀국 영상을 올려주어 참 선한 인품의 감독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https://youtu.be/1TAKxclEIeU?t=108 
 
봉준호 감독님의 손톱이 참으로 탐이 난다. 


감시 대상이었던 이들이 서양의 밭에 피운 꽃 향기
저항한 이들의 노력으로 세계와도 조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냄새를 향기롭게 변화시키는 계층간의 조화는 살고자 하는 사람의 몫이다.

두눈 프로젝트(TwoEyes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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