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전시 제목은 어느 젊은 평론가이자 기획자가 미술과 담론의 웹진에 쓴 리뷰의 한 구절이다. ‘서울의 미술계는 안녕한가?’라는 구절은 그 평론가의 리뷰의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일견 황당한 말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의 미술계는 안녕한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의미는 개인의 창의성을 무기로 ‘자본’이라는 사회 체계에서 살아가는 서울의 예술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구절은 서울의 미술계에만 해당되는 것인가? 서울은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서울만 ‘자본’이라는 사회 체계에 놓여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인들만 ‘자본’이라는 사회 체계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예술인들에게 안녕한가?에 대해 안부를 물어야만 하는가?
우리가 예술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있는 사회 체계는 ‘자본’이라는 사회 체계가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사회 체계 하에 있는 예술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사회는 모든 것이 ‘자본’이라는 가치와 척도로 평가되고 판단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그러한 사회에서 개인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창작의 행위들 또한 ‘자본’이라는 가치와 척도로 평가되고 판단되고 있다.
창작 행위들은 ‘자본’이라는 가치와 척도로 평가되고 될 수 있는가? 물론 창작의 행위들이 ‘자본’이라는 가치와 척도로 평가되고 판단될 수 있다. 자본주의 체계에 적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 그럼에도 그러한 창작 행위 주체들 또한 자본주의 사회 체계에서 ‘자유로운 개인들 간의 위계 없는 네트워크’를 지향하고 있기에 그 젊은 이론가가 지적하고 있듯이 ‘권리는 없고 책임만 뒤따르는’ 사회의 체계로 편입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창작 행위들은 자본주의 체계에 적응하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 행위들은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기에 그것을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숨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창작 행위는 우리의 약속 체계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본성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창작행위들은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개인의 창의성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인식하게 하는 하나의 숨통을 의미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예술인들에게 안부를 묻는 행위는 ‘자본’이라는 약속 체계를 통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는 행위이기도 하다.
우리의 본성을 향하고자 하는 창작 행위들은 약속 체계를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의 비전과는 다르다. 그것은 끊임없이 본성을 지향하고 있기에 ‘자본’을 끊임없이 지향하는 주체들에게는 어쩌면 세련되지도 않고 투박스러우며, 어설퍼 보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창작 행위들은 ‘자본’으로부터 숨을 돌리고자 하는 주체들에게 끊임없이 소환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환된 주체들은 말라르메의 시 구절에 이야기한 바다에 뛰노는 인어들을 연상시키듯이 언제나그것을 잡아서 이용하려고 한 위험들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 모인 29명의 작가들은 조각, 회화, 동양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으며, 거주지 또한서울은 물론 인천, 경기도 광주, 용문, 김포, 대전, 남원, 여수, 광주, 부산, 거제도에 이르기 까지 전국에 걸쳐 퍼져 있다. 이 전시는 대부분 갤러리는 물론 미술관에 초대를 받아 전시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시각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며, 전시를 보며 미술관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창작 행위가 창작 주체들에게 무엇을 호소하여 이곳에 오게 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들을 안겨줄 것이다._ 조관용(미술평론가, 미술과 담론 편집장)
참여작가 작품 슬라이드쇼 / 김학제_우주와 나 1_61x61cm_2018
한진_애오개_Acrylic on canvas_116x91cm_2017
한진_타워_Acrylic on canvas_72x53cm_2017
한진_부슬비_Acrylic on canvas_60x40cm_2018
한진_부유하는 섬_Acrylic on canvas_60x40cm_2018
박찬상_도시인-얼굴_steel_120x63x10cm, 17x49x25cm_2019
채슬_expiratory-inspiratory_Charcoal on paper_ 53×38cm_2017
채슬_inter-reality_Pen on paper_53×38cm_2017
채슬_inter-reality3_Pen on paper_53×38cm_2017
오선영_시린봄_장지에 채색, 꼴라쥬_77x148cm_2013
오선영_소소_장지에 채색, 꼴라쥬_78x143cm_2013
김학제_우주와 나 2_61x61cm_2018
김학제_광화문의 시간_Acrylic on panel_122x81x4cm_2017
하석원_집을그리다._스틸, 몰탈_90 x 200cm_2018
박종걸_ 청산별곡_한지 위에 수묵_90×240cm(4pcs)_2019
서선희_ #200902_순지에수묵담채_200x72cm_2009
여승열_겨울산행-가지못하는 길_린넨 목탄_112x145cm_2017
여승열_2018봄 행주산성 둘레길_린넨 목탄,혼합재료_60x180cm_2018
서선희_ #200903_순지에수묵담채_200x72cm_2009
성태훈_날아라 닭_옻칠화_80x100cm_2017
성태훈_날아라 닭_옻칠화_61x99cm_2017
고선경_ Life, oil on canvas_90.9x72.7cm_2018
고선경_Song for you_Oil on canvas_90.9x60.6cm_2018
고선경_Life_ oil on canvas_Oil on canvas 90.9x72.7cm_2018
<아트메신저>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각예술을 진솔하게 보여주어 국가와 인종을 넘어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고자 합니다. 나아가 개인 혹은 집단간의 차이/다름을 이해하는 계기가되어, 각자의 삶에서 또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여러분도 Art Messenger가 되어 자신의 SNS나 가입한 커뮤니티에 본 콘텐츠를 공유하여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누리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