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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27일 Facebook 이야기

실천예술 두눈 2014. 7. 2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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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저는 아버지의 자서전을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작년 추석 때 본가인 김해로 내려오지 않는다고 무척이나 혼이 나고 사이가 완전 틀어졌는데 그래도 부탁을 하시니 거절은 못 하겠네요.

    아버지가 말씀하신 걸 동생이 문서로 만들어 보냈는데 했던 말이 또 나오고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을 다듬으려니 참 힘겹습니다. 쓰지 말았으면 하는 내용도 있고 아들이라 그런지
    흥미 있고 찡한 내용도 있습니다. 할머니의 부분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진례로 오시어 행복한 마음으로 밭일하셨다. 국섬에 있을 때 계단식 돌밭에서 곡식을 키울 때 언제 내가 넓은 밭을 가지게 될꼬! 하셨는데 “종복이 니가 내 소원을 풀어주었구나! 고맙다.” 라는 말씀도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작업장에서 늦게까지 작업을 하면 주무시지도 않고 물이라도 떠오셔서
    “종복아 물 마시고 해라” 하고 옆에 와서 거들어 주고 치워도 주고 번번이 내게 마음을 써주셨다. 어머니가 참 고마웠다. 이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머니의 가르침과 덕분인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을 때 할머니의 육성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 살아생전에
    김해 본가에서 혼자서 늦게까지 아버지 일을 거들어 드리곤 했는데
    그 때도 늦은 밤에 나와 만든걸 관심있게 보고 말도 건네시고 하셨더랬지요.
    저의 작업 중에 할머니의 유품과 노순택 작가님 가족이 2년 1개월간 모아준 손톱으로 만든
    <노란 향수> 가 있는데 이 호미로 정말 열심히 일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낡아 호미를 더 오래 쓸 수 있었던 건 호미자루를 아버지가 다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주셔서 반평생 이상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거지요.
    <노란 향수를>는 마음의 밭을 일구는 도구가 되길 소망했는데 정말 그러할 것 같습니다.
    두눈 _ 노란 향수 _ 호미(할머니 유품), 손톱(가족 3명이 2년1개월간 모음)_ 크리스탈 관 _ 24 x 13 x19(cm) _ 2010 
     
    이 땅 위에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이의 마음의 밭을 일구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http://j.mp/d3tHRh  
     
    메세나폴리스에서 예술을 유목하다. 
    B154호에서 — with 노우석 and 두눈.  
    진솔한 것의 가치를 아는 다중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다중은 단순히 많은 수의 일반인들을 지칭하는 "대중"과 다르며, 동일한 목적의식의 상대인 "민중"과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며 개별적으로 행동하며, 특정한 사안을 동의할때 개별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가장 다르다." _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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