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5일, b145호부터 혼자 공간을 사용했고 임대가
되면 이동해야 하기에 불경기가 지속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종종 공간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조마조마했다.
홍익인간 사상을 예술로써 실천하려는 두눈인데
간사한 마음이 든 것이다.
그러다 주기적으로 이동하며 가축을 기르는
유목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마음을 나누고
참여할 수 있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메세나폴리스에 분양되지 않는 공간이 있는 한
예술 유목민으로 두눈은 살아간다.
주로 가상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며 예술활동 했던
두눈에게 현실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 어쩌면
위로해주었던 메세나폴리스 둘레의
나무 덕분인 것 같다.
왜 나무를 절단했는지 관계자분에게 물어보니
병충해 때문이었다고 한다.
5월14일 새벽 안식처로 가는 길에 절단된
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원래 있던 자리에는 튼실한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도심으로 이사 온 지 1년 만에 근원으로 돌아갔다.
1년 후쯤 두눈도 메세나폴리스를 떠나야 함을
뽑혀진 나무가 암시하는 것만 같다.
도심에 사는 나무들은 손톱처럼 주기적으로
절단 되지만, 오롯이 아픔을 감내하며 사람의
삶을 돕는다. 두눈 역시도 모든 것을 주고 가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 무
내 안의 나 또한 타인에 의해 드러나지만
자신을 명징하게 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진정한 자신으로 완성되는 것은
자연의 일부로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지구별에 온 지 35년 두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