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 • 18을 모른다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에게 바치는 글
80년 5월 18일은
김대중을 잡아죽이기 위한
두환이 일당 놈들의 철저한 사전계획
5월 1일
충남대 학생들을 대전역으로 내보내고
5월 13일 육군 고등군법회의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3박 4일 동안의 휴식 아닌 휴식
5월 17일 토요일 밤 11시 30분
경찰 4명이 들이닥쳤다
할아버지부터 온 가족이 놀라
내 방 앞에서 웅성거렸다
일제시대를 경험한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지난번 조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으니
협조해달라는 경찰
법대생답게
영장 내놓아라 하니
임의동행이란다
나는 못 가겠다
겁먹은 울 엄마 다녀오란다
이거 장기전입니다
손수건 치약 칫솔 돈 3만원
아버지 담배 있는 대로 챙겨 주십시오
어머니 고혈압이니
아버지가 잘 보살펴 주십시오
예감은 적중했다
경찰서에 가니 후배들이 줄줄이 와 있다
7시에 전국 경찰
비상회의가 있었단다
며칠 후 육군 고등군법회의 영창에서
점심으로 콩밥을 먹으러 가다가
스피커에서 나오는 뉴스를 들었다
광주 사태
5 • 18 사태를 알았다
오래 전에 혼자서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망월동 묘지를 갔다
삼청교육대 운운하니
택시 기사가 돈을 안 받는단다
기어이 돈을 주고 내렸다
그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기에
광주 민주화 영혼들이여
부디 영면하소서
살아 있는 우리들이
뒤를 따르리라
2012년 5월 17일 13 : 27
다시는 이 땅에 그런 일이 없기를 기원하면서
글로벌 삿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