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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M 현자의 돌, 그 완벽을 향한 여정 - 호야 B.C.HOYA 展

실천예술 두눈 2010. 6. 27. 13:34

 

  SIAM

호야 B.C.HOYA 展


2010유아트스페이스 젊은작가 기획공모展

2010. 6. 24 ~ 7. 10



 전시 정경


 

‘호야’는 “샴” 이라는 기형 쌍둥이 모습의 인간과 군상을 보여주거나 신체를 변형하여 자연, 혹은 명화의 일부분을 패러디한 화면을 주로 담고 있다.

‘최후의 만찬’, ‘지옥의 문’등의 명화 또는 ‘십장생도’ 산수화와 같은 자연풍경을 차용하고 인간의 변형되고 왜곡된 신체를 결합시킴으로써 친숙한 주변의 것들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공생관계를, 그리고 그 내면에는 작가자신 혹은 인간들의 내면을 담아내고 있다.
두 개의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일 수밖에 없는 형상 속에서 나타나는 생존과 분리, 공포 등을 다양한 시각을 통해 사회 속의 공존하는 인간의 형태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특별히 주목할 작품은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마주하는 8개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문’작업이다. 중앙의 철 구조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형 인간의 형태와 문양들은 지옥의 문을 연상하듯 섬뜩한 기운으로 관람객을 압도할 것이다.
현실에서 받아 들여 질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 작가는 로마신화에 나오는‘야누스’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형상이 담고 있는 ‘문’이라는 상징적 형태를 통해 행운과 불운, 처음과 끝, 안과 밖 등 이중적이고 다양한 사회 속의 상징적 의미를“샴” 이라는 인간의 형상과 더불어 제시하고 있다. _ 유아트스페이스



 

호야 B.C.HOYA_The Siam Door 영원한 생명_아크릴에 구타_270×630cm_가변설치_2010



 

호야 B.C.HOYA_The Siam - 그 완벽을 위한 여정3 90x280cm _ gutta on canvas _ 2010


 

 

호야 B.C.HOYA _ The Siam - Forever 90x117cm _ gutta on canvas _ 2010


 

호야 B.C.HOYA_The Siam - 십장생도 59x147cm _ gutta on canvas _ 2010

 


샴 2 (Rhyme) - 현자의 돌, 그 완벽을 향한 여정

작가 호야의 작품은 샴에서 출발했다. 샴은 선천적으로 신체의 일부 혹은 장기의 일부가 또 다른 개인과 맞붙거나 공유하도록 태어났으나 이러한 불합리하고 불리한 신체조건을 오히려 공생의 지혜로 극복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작가 호야는 지난해 작품 샴 시리즈를 통해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샴을 통한 공생의 지혜로 그려 보고자 했다.

이번 개인전도 샴 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럼에도 한층 더 심화된 인체의 변형과 왜곡은 틀과 배경에 스며들거나 배경의 일부와 함께 녹아 들고 있다. 샴 1(Rhyme)에서는 인간과의 관계에 주된 고민을 했다면, 이번 샴 2(Rhyme)에서는 인간의 육체를 물질적 요소로 파악하는 작가의 입장이 보다 확고해진다. 인체가 순수한 물질적 요소로 고려됨에 따라 그 배경이 되는 이미지들의 외곽선과 함께 어우러진 인체의 왜곡과 변형은 일종의 장식적 요소로 보인다. 그러나 인체의 변형이나 왜곡은 단순히 장식적 기능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배경을 이루는 자연물, 풍경, 문의 틀, 혹은 다른 회화적 소재인 십장생도나 명화 등 친숙한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안에 변형된 인체의 무리들을 차용한 이미지의 운율에 맞추어 삽입하였다. 군상을 이룬 인간은 개인적 인격을 주장하기를 멈추었고,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 순수한 물질로의 회귀를 이룬다.

인간이 온전한 물질로의 회귀를 염원한다. 그것은 연금술적 관념에 그 모티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술을 정의함에 있어서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흙이나 물을 만물의 근원으로 보는 고대적 관점에서 파생된 시각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어머니인 대지의 품에서 성장하는 태아로써 광석은 자라나 완성되면 금이 된다. 자연적 과정에는 그 광석들이 황금의 완벽함에 도달하기까지 질적 성장을 하는 단계에 시간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연금술을 이용하면 이러한 시간의 법칙을 초월하여, 즉 시간의 폐기를 통해 인위적인 물질의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인위적인 물질의 완성은 곧 연금술사 자신의 완성이며, 상징적으로 연금술사는 스스로 현자의 돌이 되어 영혼의 해방 즉,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다시 말해, 연금술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물질들의 체계에서 시간의 법칙을 초월하여 연금술사의 의지로 물질을 변환시키는 일련의 행위이며, 궁극적으로는 연금술사 자신의 해방과 나란히 진행된다.

작가 호야의 이번 전시에서 반복되는 변형, 왜곡된 인체를 가진 인간은 작가의 자아이며, 인체를 물질적 요소로 파악하여 변형시키며, 배경이 되는 이미지의 운율에 적응시켜 융합한다. 이러한 물적 변형과 다른 요소와의 융합은 이번 전시의 핵심인 연금술적 과정에 부합하는 것이며, 그 궁극적 목표인 ‘현자의 돌’은 미완의 인류가 추구하는 염원인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

<십장생도>는 우리에게 익숙한 민화 십장생의 그림이 배경을 이룬다. 한 폭의 민화 속에 펼쳐진 경치는 우리에게는 친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곳곳의 봉우리에 변형된 신체를 가진 인간의 무리들이 마치 봉우리의 일부인 양 혹은 대지의 어머니가 잉태한 물질적 존재인 인간들이 무리를 지어 물질적 완성을 기다리며 봉우리의 운율에 맞추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듯 하다.

<문>의 왼쪽 패널에 그려진 모습은 인간과 천사의 모습을 모두 지니고 있지만 인간으로서도, 천사로서도 불완전한 모습이다. 날개도 하나밖에, 팔도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들고 있는 금색의 공은 ‘현자의 돌’을 연상시킨다. 연금술에서의 최종적 열망인 ‘현자의 돌’은 모든 물질을 완성단계에 이르게 하는 ‘영원한 생명‘인 것이다. 불완전한 물질적 존재인 인간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자신의 물질적 모습을 기꺼이 포기하고 변형과 왜곡을 감수하는 고행의 모습으로 그려진 <문>의 첫 번째 패널의 중심인물은 나머지 <문>의 패널들 위에 그려진 고행의 여정에 괴로워하는 물질적 존재인 인간들이 감수해야 할 고통의 마지막 단계에서 그들이 얻게 될 희망과 염원의 대상인 ‘현자의 돌’을 든 채 바라보고 있다.

<최후의 만찬>에서는 차용한 이미지만을 남기고 식탁이나 배경의 공간의 대부분을 변형된 인간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인간의 무리들은 더 이상 인격을 주장하지 않으며 물질로의 변이, 즉 다른 물적 요소로 이행하는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호야의 이번 개인전은 기존의 샴 전시와는 차별적인 가치인 연금술적 여정을 내포하고 있다. 연금술이 궁극적으로 현자의 돌인 영약을 추구한 것이라면, 그의 작품은 자아의 변형과 왜곡을 통한 진정한 초자아를 보여주는 과정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의 여정을 천천히 따라가 보자. _ 조소영 
 

 

 

 

유아트스페이스_YOO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6번지 1,2전시실(약도/관람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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