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2012년 7월17일 Facebook 이야기
실천예술 두눈
2012. 7. 17. 23:59
-
다이아몬드와 손톱
이 작품은 데미안 허스트가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붙여 만든 <신의 사랑을 위하여>란 작품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나는 얼굴 형태의 본질이기도 한 해골모형에 다이아몬드 대신 삶의 흔적인 손톱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손톱과 다이아몬드는 극명한 가치 차이를 보이지만 유사한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는 자연에서 채굴한 광물 중에서 가장 단단하면서 투명한 것이며 손톱은 삶에서 버려지는 신체 일부 가운데 이와 유사한 특징을 지닌다. 또한, 다이아몬드와 손톱은 장식과 도구의 기능을 한다.
이 둘의 가장 큰 가치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소는 희소성과 가공이다. 희소성이라는 요소로부터 창출된 가치에 대해서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독점 기업은 그 희소가치를 유지하고자 인위적으로 유통을 조절하기도 하며, 심지어 불에 태워 탄소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손끝이 다듬어 창출한 가치 그 자체는 가감할 수 없다. 물질을 다루는 노동의 결과는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노동을 돕는 것이 손톱이다. 손톱은 작업 현장에서 첨병과도 같이 자신을 희생하여 손끝을 보호하고 때론 도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