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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눈을 일깨워준 록커 신성우와 미술사적 관점으로 본 서태지 표절시비 2/2

실천예술 두눈 2008. 11. 5. 16:44

 

  두눈을 일깨워준 록커 신성우와 미술사적 관점으로 본 서태지 표절시비 2/2


 

정현철 서태지와 아이들로 문화대통령이 되다
 록 음악에 심취했던 정현철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베이스 연주자로 활동, 신대철에 눈에 띄어 시나위로 데뷔한다. 시나위 시절 대한민국에서 생소했던 미디, 흑인 음악을 접하게 되고 이러한 음악에 빠져들게 된다. (흑인 댄스 음악을 듣는다고 멤버들로부터 놀림까지 받음) 시나위는 4집 활동 중 해체되고(후에 다시 부활함) 정현철은 미디, 흑인 음악에 록 사운드를 접목시켜 <난 알아요>와 미디음악계열의 <환상 속의 그대>를 만들어 댄스 그룹으로 활동하고자 했다. 정현철은 댄서 양현석에게 자신이 만든 데모 테임을 주며 한 팀으로 활동하자고 제의했고 양현석은 선배인 이상우에게 정현철의 음악을 들려주게 된다. 이상우는 정현철의 음악에 매료되어 자신도 함께 팀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양현석을 통해 이주노는 서태지를 만나게 된다.
 이상우(이주노)는 서태지에 대한 첫 만남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옷은 추리닝에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내려오며 검은 뿔테 안경을 낀 미소년 같은 이미지라 무대에 선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았고 댄스 음악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그가 만든 강렬한 음악에 매료되었기에 외모로부터 시작된 선입견은 접어두고 한팀이 되고자 했단다.
 정현철(서태지)이 승낙함으로써 맴버 구성이 완료된다. 맏형 이였던 이주노는 태지 보이스로 그룹명을 정하고 싶었지만, 곡을 만드는 실력이 더 뛰어났던 서태지의 뜻에 따라 ‘서태지와 아이들’로 그룹명을 정한다.

 

 

출처 : 파워제너레이터 서태지

( 첫 방송 출연을 앞두고 댄싱 팀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서태지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는데 한꺼번에 자르면 적응하지 못할까 봐 이주노는 시간의 틈을 두고 단계적으로 서태지의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주었다고 한다. 참고 :  나는 영원한 춤꾼이고 싶다. / 이주노의 자서전)

 

 타이틀 곡 <난 알아요>를 시작으로 발매하는 앨범마다 크게 성공을 거둔다. 거듭 장르 간의 접목을 시도하며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은 록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4집에서는 밴드 형태로도 활동한다. 새로운 색깔의 음악을 매번 발표하며 대중을 이끌었던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게 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4집 타이틀곡 컴백 홈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게 되고 ‘창작의 고통’ 이 해체의 이유라 말하며 은퇴 선언을 한다. 차후 서태지는 이미 4집 활동 까지만 하고 해체할 것임을 멤버들과 미리 결정해 두었다고 밝혔다. 춤꾼 양현석, 이주노가 드럼과 베이스기타를 연주한 것이 어쩌면 마지막 활동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벗어나 완전한 록 사운드로 서태지는 은퇴선언을 뒤집고 팬들에게 돌아온다. 두눈이 연기에 더 충실하고 있는 신성우를 여전히 좋아하는 것처럼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에 매료된 팬들은 서태지의 영원한 마니아로 서태지를 지켜주고 있다. (시나위 신대철은 이러한 서태지의 컴백을 예견 했는지 서태지를 비판하는 <은퇴선언> 앨범을 발표한다.) 어찌 되었던 서태지는 록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지 않은가? 

 

장르 간의 접목을 통한 마니아 형성
암울 했던 80년대 민주화 운동은 끝이 나고 급속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올림픽까지 치러낸 시기에 변화없는 오리지널 록으로는 주요한 문화소비층인 젊은 층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을 것이다. 서태지가 록 뮤지션에서 댄스 가수로 전향하지 않았다면 ‘문화 대통령’ 이라는 명성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 단언한다. 서태지 음악에 이미 빠져버린 팬들은 록이라는 음악장르를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이들의 지원에 힘입어 더 많은 대중에게 록을 접해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점을 두눈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눈은 현시대 미술 발전을 위한 첫 번째 실천으로 생활 속 전시를 기획할 당시 동료에게 <난 알아요> 와 같이 록과 댄스를 접목 시켜 마니아를 형성한 서태지를 예로 들면서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미술 안에서의 미술) 미술이 생활과 접목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이창진 _ 키스미 달링 _  실재크기 _ 2002

 (현시대 미술 발전을 위한 현미발모의 그 첫 번째 실천 '가라사니 진열창'전 때 가징 인기가 좋았던 작품)

 

난알아요 표절일까? 아닐까?

 

 

 

  


 
출처: ★Taiji그의 진실 혹은 거짓 

 

 

             

출처 : youtube-Milli Vanilli

 

 은퇴 당시 표절 시비가 있긴 했지만 록음악을 기반으로 항상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던 서태지를 좋은 뮤지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태지의 신작 모아이 앨범이 나온 후 또다시 인터넷을 통해 표절 시비가 있었고 표절 시비에 대한 글을 보던 중 현재의 서태지를 있게 만든 <난 알아요>또한 너무나도 유사한 곡이 있다는 사실에 창작의 고통에 못 이겨 은퇴한다던 그에게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며 두눈은 듣자마자 ‘표절이다.’라고 판단해 버렸다.
 두눈이 자주 방문했던 영화 관련 카페에 게시판지기를 맡고 있는 분이 ‘서태지 컴백 스페셜’ 동영상을 올려 두었고 그 글에 두눈은 “<난 알아요> 란 노래가 표절이라는 것에 너무 실망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차 후 확인해 보니 댓글이 삭제되어 있었다. 그래서 왜 지웠는지를 물어 보았는데 그 댓글마저 지워졌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 받은 불쾌감에 서태지가 표절했다는 내용의 글을 왜 지우냐는 항의성 글을 올렸다. 카페 지기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혹시 지운 운영자가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이 게시물을 본 카페내의 서태지 팬과 논쟁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두눈은 <난 알아요>에 대해 다시 알아보니 표절로 판명된 곡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눈이 듣기엔 표절 같다고 정정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황당하게도 서태지에 관한 두눈의 댓글을 지운 운영자는 없다고 했다.)
  <난 알아요>는 < girl you know it's true >곡과 유사하지만 표절로 판정된 곡은 아니다. 최근 다시 들어 보니 비슷한 느낌은 지울수 없지만 표절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절로 판정되려면 90년대 들어와 저작권자가 직접 고소를 해야 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 그러니까 표절일 지라도 저작권을 가진 자가 고소를 하지 않으면 법적으로는 표절이 아닌 것이다. 서태지의 마니아 대부분은 <난 알아요>와 < girl you know it's true >는 같은 샘플링으로 만든 곡이라서 유사하게 들린다고 옹호한다. 만약 서태지가 똑같은 샘플링으로 작곡 했다면 서태지의 앨범에 샘플링에 대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표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득, 두눈이 몸담고 있는 미술분야 또한 표절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태지의 표절 시비를 미술사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_ 모나리자 _ 나무위에 유체 _ 77 x 53cm 1503~1506년
마르셀 뒤샹 _ L.H.O.O.Q _ 복제품(복제화에 연필) _ 19.7 x 12.4cm _ 1919년

출처 : 그림이 있는 카페

 

(L.H.O.O.Q 말은 프랑스 어로 발음하면 ‘그 여자는 뜨거운 엉덩이를 가졌다’란 뜻이다. 뒤샹이 한 일은 엽서를 사서 수염을 그려 넣고, 제목을 적은 일뿐이다. 하지만, 이작품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유명한 작품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전복 시켰다.)

 

 

玄齊 심사정 _ 船遊圖 선유도 _1764년

  


현림 정승섭 _ 倣 玄齊 방 현재 _ 465 x 350 mm
출처 : 마이클의 블로그


(전통 동양화를 배우는 방법은 규범이 되는 그림을 모사하는 것이다. 단순히 원본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옮기는 것만이 아니라 그린 사람의 정신을 깨닫고 마음으로 이해함으로써 독창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여겼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 
 전통 동양화는 서양화와 다르게 회화기법을 습득하는 방법을 자연이나 대상을 상대로 하지 않고 선인들의 작품을 모사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화법이나 화풍을 형성하는 것이 통례였다. 문인들은 자연을 관조(觀照)의 대상으로 여기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이를 다시 시나 그림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에 서양처럼 실물의 재현에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러한 동양화를 배우는 방법으로 3가지 단계가 있다.
모(摹)는 기존의 그림 위에 비치는 종이나 비단을 포개어 형상을 그대로 배께 그리는 것
임(臨)은 배우고자 하는 그림을 옆에 두고 옮겨 그리는 것
방(倣)은 그림의 뜻을 찾아내고 이를 새롭게 해석하여 그리는 것을 말한다.
참고:동양 전통회화와 서양화의 차이점
 

이러한 배움의 방법은 선인의 화풍을 반(反)하는 급진적이고 독창적인 형식을 만들어 내지 못한 단점이 있다. 모, 임, 방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면, 카피, 커버, 샘플링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표절 시비가 일어나면 샘플링이 같아서 라며 무마하려고 하는데 이 기법은 흑인에 의해 창안된 것으로 비싼 악기를 살 수 없어서 레코드를 듣는 턴테이블을 이용하여 기존 음악의 일정 부분을 추출, 변형, 반복 하여 작곡하는 방식이다.) 

 

 난알아요는 습작, 그러나 빅히트 
 서태지는 최근 라디오 프로에서 <난 알아요>는 음반 발매를 고려하지 않은 습작이었다며 1위를 하거나 히트 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 말은 자신의 곡으로 발표하기엔 부끄러운 대가 있다는 얘기로 받아 드릴 수 있다. 솔직하게 현림 정승현이 심사정의 그림을 방한 것을 자신의 그림에 표기한 거와 같이 서태지도 처음부터 밝혔더라면 그에 대한 실망감은 애초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서태지의 습작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대중들, 음악 평론가마저도 <난 알아요>의 모태가 된 흑인 음악을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것은 분명 서태지가 한국가요계에서 만큼은 앞서간 것이며 그 시대의 대중들의 욕구에도 부합했다는 증거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서태지가 댄스 음악에 록을 접목시킨 것은 독창적이었다.

대한민국이 만든 문화 대통령 서태지 그를 통해 90년대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좋은 예가 아닐까?
대중들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받아 드릴 수 있도록 과장된 포장을 제거해주는 것 또한 평론가와 언론의 역할이 아닌가? 이러한 역할이 충실히 이루어져야지만 선진국에서도 통하는 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창작,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독창성 있게
 새로운 장르가 등장한 것은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태생한 것이고 그러한 것을 창안해 낸 작가의 삶까지도 충분히 이해해야지만 원작 보다 더 나은 독창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 선조들은 단순히 외형의 모방만이 아니라 작품이 담고 있는 정신적인 것까지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모작을 했던 것에 반해 근대에 들어와 생소한 외국 곡(작품)의 새로움에 매료되어 형식적인 면만을 원작자도 표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작업에 무단 도용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창작자라면 반성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디지털 시대에 원본의 중요성이 사라지고 짜깁기 또한 창작의 일부이지만 원곡을 아는 사람이라면 새로움에 대한 감동은 감소 될 것이며 원곡을 뒤늦게 안 사람이라면 속은 느낌이 들 것이다.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독창성 있는 창작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노력은 하지 않고 한국에서 통할 것 같은 외국의 창작물을 표절에 걸리지 않게 짜깁기 하는 방법만을 연구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이제 두 눈을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부로, 서양의 것이 아닌 우리가 모르고 있는 우리의 것으로 초점을 맞추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없다면 나타나지도 마라’ 

 서태지가 4년 만에 발표한 싱글 앨범에서의 곡은 재킷과 뮤직비디오에 대한 표절 시비는 있지만 아직 곡에 대한 표절 시비는 없다. 이러한 결과는 서태지의 안티 팬으로 치부되는 이들이 감히 대한민국이 인정한 문화대통령에게 저항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진정한 서태지의 팬이라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그의 음악을 듣고 평가하는 것이 서태지를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유명인이 된 만큼 그 만의 고뇌가 있겠지만 두눈은 서태지가 무진장 부럽다. 그는 현실적인 문제를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작업)을 원 없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두눈은 서태지가 세계적인 뮤지션이 될 수 있는 감각과 여건을 갖춘 싱어송라이터라고 생각한다. 서태지는 분명 그만이 창안해낸 작곡 방식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 믿는다. 왜냐하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 수준이 선진국 못지않게 높아 졌고 최상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그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서태지가 cf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없다면 나타나지도 마라’ 

 

 

ps: 오늘은 개국 232년이 된 미국인들이 흑인 노예 해방 이후 143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을 선택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통한 혁명을 일구어낸 날입니다. 미국인들이 세계를 놀라게 만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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